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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2. 21, 크리티컬 미션써서 남긴 조각들/30대 유부남 일기 2024. 2. 21. 15:08
그동안 회사일에 재미를 느끼는기 위해서는 운명적인 끌림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며 살았다. 같은 일을 하더라도 어느 곳에서는 재미있고, 어느 곳에서는 재미가 없었던 경험을 하며 내렸던 결론이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많은 사람들에게 귀찮고 손 많이 가는 일은 어디서 해도 재미없을 것 같고, 실제로도 내가 그동안 꺼려왔던-의도적으로 피해왔던- 소위 잡일을 하려니 끌림이 있었던 조직이라 생각했던 곳에서도 일하기가 따분하기 그지없다. 말이야 해보지 않은 일을 하니 재미있다고 하지만 이런 일에서 가치를 찾지 못하는 내 모습이 보인다. 그러다보니 적은 고민과 실수가 티가 난다. 사원은 대리처럼, 대리는 과장처럼, 과장은 차장처럼, 차장은 부장처럼, 부장은 임원처럼 생각하며 일하라는데 막상 임원들은 이런 잡일에는 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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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maine Rois Mages Rully Les Cailloux Blanc 2020, 깔끔하고 좋다해보고 싶은 것들/미식가 흉내내기 2024. 2. 4. 18:01
와이프가 선물로 받아온 와인. 으레 그렇듯 선물로 받은 와인이 얼마나 괜찮을런지 의심부터하며 빠른 칠링 후에 따서 바로 마셨다. 생각보다 꽉 찬 화이트와인이라는 생각이 들어 바로 가격을 검색해보니 가격이 꽤나 있는 와인이다. 프로파일은 대충 레몬~자몽 사이 어딘가의 신맛이 지배하고 이태리 향신료(?)의 느낌이 뒤에 살짝 서려있다. 매우 만족하면서 마신 화이트 와인. 조금만 더 낮은 가격대였으면 모임 있을때 자주 들고갈 수 있을 것 같은데.. 단맛이 약하지만 호불호가 갈릴 맛은 아니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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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01. 17, 어떤 다짐들써서 남긴 조각들/30대 유부남 일기 2024. 1. 17. 22:06
나보다 어린 사람에게 배우기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안정적인 뒷배를 거두고 세상에 나와보기로 한 상태이니 더구나 그렇다. 나를 보호해줄 사람 하나 없이 모든 위험에 노출된 채로 견뎌내야 하는 일들이 나를 어렵게 만든다. 일견 좋아보였던 관계도 곪아있고, 쉬워 보였던 일은 실마리가 잡히질 않는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보다 어리다고 귀를 닫고 넘기면 안되더라. 그 사람의 통찰이 담긴 말이 내 귀에 오기까지는 여러 생각이 레이어를 이루고 각 층위들이 치열하게 오고 간 과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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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10. 02, 미뤄둔 일써서 남긴 조각들/30대 유부남 일기 2023. 10. 2. 22:18
이 핑계, 저 핑계로 미루고 미루던 인사를 이제야 전한다. 앞으로도 종종 생각나겠지만, 혼자서 솔직하게 전하고 온 말들이 덜어준 무게 덕분인지 눈은 붉어도 마음은 홀가분해졌다. 평상시처럼 건넨 말들 뒤로 바람이 불어서 정말로 만나서 얘기한 기분이 들었다. 아쉬움 접어두고 인사를 하려는데, 다시금 감정이 피어올라버려서 모르는 사람들이 보기엔 형제라도 잃은 사람인 줄 알았을거다. 언젠가 또 만날 수 있을거라 믿고, 그러기를 바라기에 예의 그때처럼 인사를 남겼다. 그리고 연휴 중 혼자만의 시간을 허락해준 아내에게 매우 감사. 감사한 마음이 커서 그런지 오는 길에 아내가 먹고 싶다는 음식을 사오는 일이 전혀 수고스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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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09. 22, 없는 날써서 남긴 조각들/30대 유부남 일기 2023. 9. 22. 23:40
간만에 예전 직장에서 친하게 지내던 분들과 자리를 가졌다. 원래대로라면 함께 했을 사람에 대한 생각이 들어서 그런가. 약속 장소에 가기 전 부터 눈시울이 시큼거렸다. 하지만 우리들끼리는 오랜만에 만나는 자리니까 밝은 모습으로 임했다. 오랜만에 만나서 서로의 사는 이야기, 예전에 있었던 이야기 등등을 털어놓다보니 결국 나 자신도 모인 가람들도 스스로 그리워지는 사람에 대한 생각을 지울 수 없었던 것 같다. 한 사람 없는 것 뿐인데 마음이 허전하다. 이런 날에는 평소보다 많이 밀어넣은 술잔이 흘러내려도 괜찮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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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08. 27, 기분 좋은 날이면써서 남긴 조각들/30대 유부남 일기 2023. 8. 27. 00:33
기분 좋은 날이면 하늘도 멋지고 후덥지근한 여름도 지나가는게 느껴진다. 쌀쌀해질 계절을 기다리며 좋은 기분을 식히다보면 생각이 난다. 하늘이 그렇게 좋았던건지 하늘로 가버린 그 사람. 어느덧 일년 가까이 지나서인지 전처럼 우울한 기분이 넘쳐흐르진 않지만서도 생각날 때마다 가슴 한 켠이 여전히 시리다. 내 인생에서 그때처럼 재미있게 일하고 놀았던 때는 없었는데, 아마 미래에 다시 그럴 때가 찾아오긴 할런지. 지금 다시 만난다면, 무슨 이야기를 하며 다시 웃음꽃을 피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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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08. 21, 머리 속 정리써서 남긴 조각들/30대 유부남 일기 2023. 8. 21. 22:31
새로운 직장에서 생각보다 고군분투 중이다. 예상보다 내 생각을 얘기하기 조심스럽다. 그래도 만족스러운건 지난번 직장보다는 조금 더 내 직장 같은 느낌이 든다는 것. 집과 부쩍 가까워진 직장 위치 덕분에 출퇴근 부담이 상당히 덜해졌다는 점도 마음에 든다. 하루 빨리 적응을 끝내고 회사 프로세스에 익숙해지고 싶은데, 일년에 두차례나 회사를 옮기다보니 머리와 마음이 따로 노는 것 처럼 헷갈리기 일쑤다. 그래도 퇴근길 하늘은 더위를 가득 머금은만큼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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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07. 31, 서울로 다시 서울로써서 남긴 조각들/30대 유부남 일기 2023. 7. 31. 20:38
두번째 직장과 세번째 직장 사이 일주일을 보내기 위해 캐리비안 베이에도 가고, 에버랜드도 가보고, 책도 읽고, 운동도 하며 시간을 채웠다. 다시 서울에 있는 직장에 돌아간다는 점이 마음에 들고, 집에서 가깝다는 점이 특히 마음에 든다. 회사가 익숙해지면 자전거타고 오갈 수 있는 거리라는 점이 특히 좋다. 회사라는 공간은 참으로 묘해서 어쩔때는 집보다 시간을 많이 보내는 곳이 되기도 하는데, 일의 성격과 함께하는 구성원의 특성에 따라 만족도가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 같다. 나의 첫 직장의 경우 인생을 함께 보낼 친구들과 선배들을 만난 공간이었고, 두번째 직장은 내가 놓치고 있던 점들을 다시 일깨워주는 공간이었다. 만족도 측면에서는 첫번째가 압도적으로 높았는데, 그 이유는 일의 성격 보다는 함께하는 사람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