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에 남는 장소들/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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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남부 Puerto Montt기억에 남는 장소들/미주 2022. 6. 9. 06:08
칠레 남부 로스 라고스 주의 주도인 뿌에르또 몬뜨(Puerto Montt). Puerto 는 항구라는 뜻이고, Montt 는 산이라는 뜻일테니 '산항구' 라는 이름 되겠다. 남부 지역에다가 해안가를 끼고 있어서 그런지 바람도 많이 불고 공기가 차다. 그래도 20만명 정도 사는 도시라 해안가를 따라 저렇게 빌딩도 보이고, 시내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공항도 있다. 해안가를 따라 걸어가다보면 어시장 근처에서는 물개가 누워있는 광경도 볼 수 있다. 연어 양식으로 대표되는 수산업이 도시를 지탱하고 있는 산업으로 보인다. 로스 라고스(Los Lagos) 라는 이름은 직역하자면 '호수들' 이라는 뜻인데, 막상 Puerto Montt 에서는 호수를 보긴 힘들고 조금 북쪽이나 서쪽으로 가서야 수많은 호수를 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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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산티아고 시위의 현장 가운데기억에 남는 장소들/미주 2022. 6. 2. 06:31
2019년 10월, 한창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에 대한 스탠스와 법무부 장관 이슈로 한국 뉴스가 뒤덮여있을 무렵에 나는 칠레에 있었다. 평소 가던 출장보다 심혈을 기울여 준비를 해간 출장이었기에 - 물론 다녀와서는 아쉬운 점만 한가득이었다 - 전투에 나서는 장수의 마음가짐으로 산티아고에 도착했는데, 공항에 사람은 넘치고 시내로 가는 택시를 잡을 수 없었다. 함께 간 출장자도 당황하고 이를 어찌해야하나 말도 잘 안통하는 곳에서 어찌어찌 나라시를 구해 시내를 오면서 군데군데 불탄 버스 정류장들과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보고 운전기사에게 물어보니 국가적인 시위가 발생했다는 설명이 돌아왔다. 지하철 요금 인상으로 그간 누적되었던 서민들의 불만이 본격적으로 터져나왔다는 것이다. 칠레에 대해 개인적인 애정을 가지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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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NYSE기억에 남는 장소들/미주 2022. 5. 7. 09:45
전세계 금융의 중심지 뉴욕 월스트리트에서도 매일 밤낮 경제 뉴스의 한 축을 담당하는 곳, 뉴욕 증권거래소(New York Stock Exchange). 출장 중 근처 미팅을 마치고 점심 시간에 둘러볼 겸해서 들렀는데, 관광객들이 참 많았다. 마침 미국에서 육류 수출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Tyson Food 의 이벤트가 있었던 것 같다. 90년대 이미 상장해서 정상적으로 거래되고 있는 기업이 왜 걸려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덕분에 사진을 찍으면 Tyson Food 관계자 같이 보일 수 있었는데, 저 초대형 걸개 때문에 사진을 찍는 재미가 참으로 반감되었다. 뉴욕 증권거래소가 전세계 증권거래소의 대표와 같은 성격을 지니고 있는 것은 맞지만, 미국의 IPO 는 우리나라보다 더 정도가 없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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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밤거리기억에 남는 장소들/미주 2022. 4. 5. 10:36
체류하는 내내 무척이나 습하고 더웠다. 간헐적으로 내리는 비 때문에 미팅 장소로 걸어가다가 낭패를 본 적도 있었다. 내가 미디어에서 접한 뉴욕의 모습은 건조하고 추운 곳이었는데, 콘크리트 도시라는 선입견 때문에 그렇게 생각했었는지도 모른다. 하루에 3~4개의 미팅을 하고, 숙소로 돌아와 저녁을 먹으며 출장자들과 당일 결과를 정리하면 하루 일과가 끝난다. 습한 날씨에 정장을 입고 돌아다니느라 녹초가 된 몸을 위로하고자 간단히 샤워를 하면 늦은 밤이다. 밤 9시 즈음하여 밤거리를 걸어보려고 숙소 근처로 나와서 한참을 걸었다. 록펠러 센터, 세인트 패트릭 대성당, 플랫 아이언 빌딩, 메트 라이프 빌딩 같이 유명한 건축물들을 스치듯 구경했다. 개인적으로 건축물들에 담긴 역사와 해당 건축물을 설계한 건축가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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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Chrysler building기억에 남는 장소들/미주 2022. 3. 30. 23:29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과 더불어 뉴욕을 대표하는 고층 빌딩. 미드나 영화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빌딩이다. 마천루의 저주라는 말을 만들어낸 빌딩이기도 한데, 오피스 시장이 뜨거운 뉴욕에서는 여전히 인기 있는 빌딩 중 하나라고 생각이 된다. 크라이슬러 빌딩에 위치한 한 업체와 미팅이 있어 운좋게 로비를 지나 엘리베이터까지 타볼 수 있었는데, 엘리베이터가 구식을 넘어 클래식 수준이었다. 역사와 전통을 중요시하는 미국인의 기상인건지, 오래된 건물에 오래된 퍼실리티였지만, 고풍스럽다는 느낌이 물씬 풍겼다. 주전부리와 다양한 종류의 음료들을 준비해주는 미국식 미팅답게 분위기 자체는 괜찮았다. 한시간 가량의 짧은 협의를 해보니 우리 회사와 맞는 니즈를 찾긴 어려워보였지만, 어떻게보면 내가 크라이슬러 빌딩에서 이렇게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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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Yankee Stadium기억에 남는 장소들/미주 2022. 3. 26. 10:35
붕 뜨는 시간이 생겨 급하게 예약하고 찾아간 양키 스타디움. 외관이 상당히 고풍스럽다. 글로브 라이프 필드 내부의 웅장한 분위기나 부시 스타디움에 대한 개인적인 애정을 건너뛰고라도 메이저리그에 대한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들러볼 만한 가치가 있는 곳. 숙소로 묵은 렉싱턴 에버뉴의 낡은 호텔에서 양키 스타디움까지는 한번에 가는 지하철이 있었다. 6월의 뉴욕은 무척이나 더웠고, 체류하는 내내 비가 내려 습도도 엄청났다. 호텔에서 그랜드 센트럴역까지 걸어가는 동안에도 많은 땀이 났다. 그래도 한번에 지하철로 연결되니 움직이기 편하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예전 미드에서 보던 할렘을 지나서야 양키스타디움이 위치하고 있었고, 맨하탄 북쪽으로 갈수록 열차에 사람들이 많아졌기에 다소 긴장을 해야하는지 고민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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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산티아고 Costanera Center, Las Condes기억에 남는 장소들/미주 2022. 3. 25. 14:08
남미 최고층 빌딩으로 유명한 Costanera Center 빌딩은 최상층 전망대도 재미있는 구경거리일테지만, 저층부 쇼핑 아케이드를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비교적 안전한 먹거리 모험을 시도해볼 수 있는 가게들이 많다는 점도 포인트. 생각보다 칠레는 금융산업이 발달해있다. 국가 신용등급도 중남미 최상위권이고, 은행 산업 자체의 규모가 크다. 코스타네라 센터를 옆에 두고 강을 건너면 저렇게 세쌍둥이 빌딩이 보인다. 칠레 최대 통신사 중 하나인 Entel 과 캐나다 출신 Scotiabank 사무실이 있던걸로 기억한다. Scotiabank 과 미팅을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우버 잡기 참 어려웠었던 빌딩이었다. 코스타네라 센터 근처는 Las Condes 지역으로 산티아고 내에서도 화이트칼라 사무직들이 많이 모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