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에 남는 장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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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NYSE기억에 남는 장소들/미주 2022. 5. 7. 09:45
전세계 금융의 중심지 뉴욕 월스트리트에서도 매일 밤낮 경제 뉴스의 한 축을 담당하는 곳, 뉴욕 증권거래소(New York Stock Exchange). 출장 중 근처 미팅을 마치고 점심 시간에 둘러볼 겸해서 들렀는데, 관광객들이 참 많았다. 마침 미국에서 육류 수출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Tyson Food 의 이벤트가 있었던 것 같다. 90년대 이미 상장해서 정상적으로 거래되고 있는 기업이 왜 걸려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덕분에 사진을 찍으면 Tyson Food 관계자 같이 보일 수 있었는데, 저 초대형 걸개 때문에 사진을 찍는 재미가 참으로 반감되었다. 뉴욕 증권거래소가 전세계 증권거래소의 대표와 같은 성격을 지니고 있는 것은 맞지만, 미국의 IPO 는 우리나라보다 더 정도가 없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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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자카르타 Pullman Jakarta Central Park기억에 남는 장소들/아시아 2022. 5. 2. 19:36
자카르타, 쿠알라룸푸르, 방콕, 호치민 같은 동남아의 대도시를 다녀보면 신기할 정도로 대형몰이 도처에 있다. 깔끔하게 정리되어있는 대형몰에서는 그야말로 하루를 보내는데 전혀 무리가 없을 정도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도 심심치 않게 대형몰을 찾아볼 수 있었고, 대다수의 중고가 이상 브랜드를 취급하는 상점과 세계 각국의 Gastronomy 를 체험해볼 수 있는 다양한 식당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유럽과 미국의 건조하고 (그늘에서 만큼은)시원한 여름철과 달리 습하고 더운 동남아의 여름은 이런 대형몰로 사람들을 이끄는 문화를 만들어냈다. 장기간에 걸쳐 집단이 형성되고 사람들이 모인 서양의 도시와 달리 상대적으로 짧은 시기에 집약적인 성장을 이뤄냈다는 점 역시 서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Strip 형태의 상점가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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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고베, 효고 현립 미술관기억에 남는 장소들/일본 2022. 4. 23. 10:56
산노미야에서 걸어서 약 30분. 구글맵으로 봤을때는 만만해보이지만 대로변을 걸어야하기도 하고, 나처럼 더운 여름날에 걸어가는건 정말 추천하기 어렵지만, 가는 길에 효고 현립 미술관 외에도 다른 건축물들을 볼 수 있는 재미는 있다. 그런데 그 건축물들도 미술관 근처다. 가는 길이 너무 힘들었기에, 돌아올 때는 고베시의 공유 자전거 서비스를 사용해보았다. 역시 문명의 혜택이란.. 흘린 땀 만큼이나 재밌다. 자판기에서 물을 뽑아 마시기도 하고, 오전 10시 경의 무더위와 싸우며 걸어가다보니 미술관이 모습을 드러낸다. 쭉 늘어진 켄틸레버가 다시봐도 예술이다. 멀리서부터 느껴지는 비례와 구조가 마치 예술의 신전 같기도 하다.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이 미술관은 안도 다다오의 작품이다. 이번 고베 여행에서 가장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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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히메지, 히메지 문학관기억에 남는 장소들/일본 2022. 4. 17. 17:25
히메지 성에서 도보로 약 10분 안되게 걸으면 나오는 히메지 문학관. 히메지를 포함해 시소시를 통칭해서 부르는 하리마 지역의 작가들을 기념하는 장소이다. 부족한 일본어와 일본문학에 대한 지식 때문에 내부는 둘러봐도 잘 모르는 작가들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하여 오늘은 건축물 내부 컨텐츠 보다는 건물 자체에 집중해보기로 했다. 물과 창에 비친 고즈넉한 히메지시의 풍경이 문학관의 공간으로 넘어오는 모습이 일품이다. 안도의 작품들을 보다보면 빛과 물에 대한 남다른 활용을 엿볼 수 있는데, 물의 절에서도 느낄 수 있었던 거울 같은 모습이 참 인상적이다. 차가운 콘크리트의 질감은 주변의 낮은 지붕들과 따로 또 같이 소통하고, 하리마 권역의 풍작을 기원이라도 하는 듯. 계단식 논을 닮은 못도 참으로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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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히메지 효고 역사박물관기억에 남는 장소들/일본 2022. 4. 9. 12:30
고베 여행 중 빼놓기 아쉬운 곳이 히메지이다. 고베 산노미야 역에서 전철로 한번에 히메지역에 갈 수도 있기 때문에 접근성도 상당하다. 히메지 자체는 작은 도시이지만, 히메지 성이 있어서 일본의 고성을 차분히 그리고 자세히 둘러볼 수 있는 곳이다. 히메지성을 한바퀴 걷고 근처 가볼만한 곳들을 둘러보는데 두 다리만 있으면 충분하다. 히메지성은 히메지성에 대한 글을 따로 적기로 하고, 히메지성 바로 뒤편에 위치한 효고 현립 역사박물관에 대한 글을 먼저 적어보려고 한다. 대표 사진으로 지정해놓은 사진에서 볼 수 있다시피 외관에 비치는 히메지성은 그야말로 예술이다. 경치를 빌려온다는 뜻의 '차경'에 대해 이 전까지는 건축물의 내부에서 보는 바깥의 풍경이란 의미의 차경이라 생각했었는데, 유리에 비친 히메지성을 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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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밤거리기억에 남는 장소들/미주 2022. 4. 5. 10:36
체류하는 내내 무척이나 습하고 더웠다. 간헐적으로 내리는 비 때문에 미팅 장소로 걸어가다가 낭패를 본 적도 있었다. 내가 미디어에서 접한 뉴욕의 모습은 건조하고 추운 곳이었는데, 콘크리트 도시라는 선입견 때문에 그렇게 생각했었는지도 모른다. 하루에 3~4개의 미팅을 하고, 숙소로 돌아와 저녁을 먹으며 출장자들과 당일 결과를 정리하면 하루 일과가 끝난다. 습한 날씨에 정장을 입고 돌아다니느라 녹초가 된 몸을 위로하고자 간단히 샤워를 하면 늦은 밤이다. 밤 9시 즈음하여 밤거리를 걸어보려고 숙소 근처로 나와서 한참을 걸었다. 록펠러 센터, 세인트 패트릭 대성당, 플랫 아이언 빌딩, 메트 라이프 빌딩 같이 유명한 건축물들을 스치듯 구경했다. 개인적으로 건축물들에 담긴 역사와 해당 건축물을 설계한 건축가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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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Chrysler building기억에 남는 장소들/미주 2022. 3. 30. 23:29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과 더불어 뉴욕을 대표하는 고층 빌딩. 미드나 영화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빌딩이다. 마천루의 저주라는 말을 만들어낸 빌딩이기도 한데, 오피스 시장이 뜨거운 뉴욕에서는 여전히 인기 있는 빌딩 중 하나라고 생각이 된다. 크라이슬러 빌딩에 위치한 한 업체와 미팅이 있어 운좋게 로비를 지나 엘리베이터까지 타볼 수 있었는데, 엘리베이터가 구식을 넘어 클래식 수준이었다. 역사와 전통을 중요시하는 미국인의 기상인건지, 오래된 건물에 오래된 퍼실리티였지만, 고풍스럽다는 느낌이 물씬 풍겼다. 주전부리와 다양한 종류의 음료들을 준비해주는 미국식 미팅답게 분위기 자체는 괜찮았다. 한시간 가량의 짧은 협의를 해보니 우리 회사와 맞는 니즈를 찾긴 어려워보였지만, 어떻게보면 내가 크라이슬러 빌딩에서 이렇게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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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Yankee Stadium기억에 남는 장소들/미주 2022. 3. 26. 10:35
붕 뜨는 시간이 생겨 급하게 예약하고 찾아간 양키 스타디움. 외관이 상당히 고풍스럽다. 글로브 라이프 필드 내부의 웅장한 분위기나 부시 스타디움에 대한 개인적인 애정을 건너뛰고라도 메이저리그에 대한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들러볼 만한 가치가 있는 곳. 숙소로 묵은 렉싱턴 에버뉴의 낡은 호텔에서 양키 스타디움까지는 한번에 가는 지하철이 있었다. 6월의 뉴욕은 무척이나 더웠고, 체류하는 내내 비가 내려 습도도 엄청났다. 호텔에서 그랜드 센트럴역까지 걸어가는 동안에도 많은 땀이 났다. 그래도 한번에 지하철로 연결되니 움직이기 편하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예전 미드에서 보던 할렘을 지나서야 양키스타디움이 위치하고 있었고, 맨하탄 북쪽으로 갈수록 열차에 사람들이 많아졌기에 다소 긴장을 해야하는지 고민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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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산티아고 Costanera Center, Las Condes기억에 남는 장소들/미주 2022. 3. 25. 14:08
남미 최고층 빌딩으로 유명한 Costanera Center 빌딩은 최상층 전망대도 재미있는 구경거리일테지만, 저층부 쇼핑 아케이드를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비교적 안전한 먹거리 모험을 시도해볼 수 있는 가게들이 많다는 점도 포인트. 생각보다 칠레는 금융산업이 발달해있다. 국가 신용등급도 중남미 최상위권이고, 은행 산업 자체의 규모가 크다. 코스타네라 센터를 옆에 두고 강을 건너면 저렇게 세쌍둥이 빌딩이 보인다. 칠레 최대 통신사 중 하나인 Entel 과 캐나다 출신 Scotiabank 사무실이 있던걸로 기억한다. Scotiabank 과 미팅을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우버 잡기 참 어려웠었던 빌딩이었다. 코스타네라 센터 근처는 Las Condes 지역으로 산티아고 내에서도 화이트칼라 사무직들이 많이 모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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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 St. Mary 대성당기억에 남는 장소들/일본 2022. 3. 23. 15:35
숙소로 잡았던 신바시역에서 유라쿠초역 까지 걸어가고, 유라쿠초역에서 약 20분 가량 전철을 타고 이동하면 고코쿠지역에서 내린다. 어차피 목적지는 세인트 메리 대성당이니 다른 곳으로 새지 않고 전철역을 나왔는데, 별안간 고층빌딩이 서있었다. 뭐하는 곳인지 궁금함을 뒤로 하고 걸어가다가 구글 맵에서 우회전하라고 할 즈음 우회전을 하면 이제 언덕길의 시작. 일본의 덥고 습기찬 여름 낮에 언덕길을 올라가기란 여간 성가신 일이 아니다. 이런 곳에 대성당이 있을지 주택가 사이로 반신반의하며 걸어가다보면, 종탑이 보인다. 절제된 직선미가 돋보이는 콘크리트 종탑 쪽으로 조금만 더 걸어가면, 성당이 나온다. 스테인레스로 마감된 대성당의 등장. 겐조 단게의 작품 중 가장 어렸을 때 알게되었던 건축물인만큼, 감동도 남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