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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 St. Mary 대성당기억에 남는 장소들/일본 2022. 3. 23. 15:35
숙소로 잡았던 신바시역에서 유라쿠초역 까지 걸어가고, 유라쿠초역에서 약 20분 가량 전철을 타고 이동하면 고코쿠지역에서 내린다. 어차피 목적지는 세인트 메리 대성당이니 다른 곳으로 새지 않고 전철역을 나왔는데, 별안간 고층빌딩이 서있었다. 뭐하는 곳인지 궁금함을 뒤로 하고 걸어가다가 구글 맵에서 우회전하라고 할 즈음 우회전을 하면 이제 언덕길의 시작.
일본의 덥고 습기찬 여름 낮에 언덕길을 올라가기란 여간 성가신 일이 아니다. 이런 곳에 대성당이 있을지 주택가 사이로 반신반의하며 걸어가다보면, 종탑이 보인다.
절제된 직선미가 돋보이는 콘크리트 종탑 쪽으로 조금만 더 걸어가면, 성당이 나온다.
스테인레스로 마감된 대성당의 등장. 겐조 단게의 작품 중 가장 어렸을 때 알게되었던 건축물인만큼, 감동도 남다르다. 하늘에서 보면 십자가 모양인 이 성당은 밖에서 보는 것만큼 안에 들어가서 체험하는 재미도 상당하다. 마침 내가 방문했을 당시에 결혼식을 올리고 있었다. 그 유명하다는 오르간 연주까지 듣진 못했지만, 바깥의 차가운 스테인레스와 과장된 곡선과 달리 내부는 시간을 쌓고 있는 콘크리트 마감으로 되어있다. 관리원으로 보이시는 분께서는 내부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다고 하는데, 결혼식 중이어서 금지였을까. 빛의 움직임에 따라 달라지는 내부의 고요한 웅장함과 콘크리트를 통해 느껴지는 질감은 정말 색다른 재미가 있다.
과장된 몸짓으로 진리를 갈구하는 성당은 언덕 위 고지대에서 신을 찾는 중인가. 하늘에 닿으려는 시도는 안팍으로 빛을 반사하며 시간의 흐름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건축물의 위압감과는 반대로 들어가는 입구는 겸손하리만치 작다. 이 역시 관전 포인트.
올라왔던 언덕길을 다시 내려가며. 종탑 너머 한낮의 달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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