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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 도청기억에 남는 장소들/일본 2022. 5. 13. 22:30
압도적이라니까 메타볼리즘이랑 무슨 상관인거지? 싶을 정도로 압도적인 규모와 디테일이 살아 숨쉬는 도쿄 도청. 역시 단게의 작품이다. 도쿄 개발 계획 드로잉을 발표할 때 부터 이 도시에 대한 사랑을 감출 수 없었는지, 도청에는 구석구석 세심함이 묻어나온다.
간토 평야 행정의 중심답게 세로로도 가로로도 규모는 압도적이고 섬세한 분절은 이런 대단한 규모의 매스를 질리지 않게 해주는 힘이 있다. 주말이 아닌 주중에 방문했더라면 실제로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이 오가는 모습을 보면서 그 역동성을 체감해볼 수 있었을 텐데, 주말에 방문해서 다소 아쉬웠다.
두 동으로 나뉘어 하늘을 찌르는 마천루 중 한 곳에는 전망대도 있는데, 올라가는 줄의 웨이팅이 상당하다. 도쿄 도청이 아니더라도 도시의 전경을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는 곳곳에 많으니까 시간이 부족하다면 굳이 올라가보지 않아도 될 것 같아서 나도 지나쳤는데, 듣자하니 무료라는 것 같다. 확인해보고 무료면 다시 가봐야겠다.
천천히 둘러보니 해가 지면서 중정 곳곳에 시간의 흐름을 남겨 놓는다. 이런 곳에서 일하면 자부심도 생기고, 내부 오피스 공간이야 잘 설계 되어있을테니 열심히 일 할 것 같은데, 뉴스에서 보게되는 일본의 행정 역량은 건물이 아쉬워 보일 정도다. 내가 알지 못하는 효율성과 메카니즘이 잘 작동하고 있겠지.
예전에 일본 모리빌딩에서 일하시던 분의 말씀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한국의 눈부신 경제 성장에도 불구하고 일하고 싶은 오피스가 있는지. 거주하고 싶은 아파트가 있는지 물으시는데, 도저히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모리빌딩이 시행한 록본기 힐즈에 담긴 컴팩트 시티 철학과 건물을 매각하지 않고 실물을 운영하며 쌓인 노하우를 다음 프로젝트에 적용하는 방식은 정말이지 부럽다는 느낌 말고는 드는 감정이 없었다. 그런 면에서 도쿄 도청은 일본인들에게 일하고 싶은 오피스일까. 혹자는 너무나 권위주의적인 건축 양식으로 인해 일본 사회의 경직성을 드러낸다고도 하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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