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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am Wainwright, #50써서 남긴 조각들/좋아하는 것들 2022. 4. 17. 17:49
커브 장인 2011년 월드시리즈에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웨인라이트가 뛰지 못했다는 점 아닐까. 프리즈의 3루타와 카펜터(크리스)의 역투는 감동 그 자체이지만, 웨인라이트가 벤치에서 지켜보기만 했어야 한다는 점은 솔직히 조금 아쉽다.
1981년생으로 이제 마흔살이 넘은 이 선수는 아마 올해가 마지막일테고 올해 몰리나와 배터리로 호흡을 맞추면서 메이저리그 배터리 기록도 깰 것 같다. 내가 2000년대 중반부터 카디널스 경기를 보면서 메이저리그를 시작했으니, 내 메이저리그 역사를 모두 함께한 선수가 바로 이 선수, 커브 장인 웨인라이트.
매년 구속도 떨어지고 있고, 타자를 압도하는 피칭을 하던 시절은 점점 멀어지고 있지만, 매번 경기에 나올 때 마다 기대를 품게 만드는 선수이다. 특히나 포스트시즌에서는 아직 그 어떤 투수보다도 믿음직한 선수.
참으로 빙구미 넘치는 선수. 은근히 타석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곤 했다. 꾸준하고, 성실하고, 인상이 선하다는 점에서 내가 좋아하는 모든 면을 갖춘 선수기도 한데, 몇년도 였던가.. 안타를 치고 1루로 달리다가 햄스트링 부상을 입는 모습에 가슴이 덜컹하기도 했었다. 루키 마무리 에이스에서 확실한 1선발로 10년 넘게 버텨줬던 선수이기에 모든 카디널스 팬들에게는 소중한 선수이겠지.
영혼의 배터리 몰리나와 웨인라이트가 나오는 경기를 직관하려던 형과 나의 계획은 코로나와 조카 탄생으로 실패로 돌아가겠지. 그래도 아쉬움 없이 응원하고 좋아했던 선수들이고, 올해가 마지막이 아니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웨인라이트의 넓어져가는 이마나 90마일이 찍히지도 않는 포심 패스트볼은 마음이 참으로 아프지만, 이 선수들이 은퇴한다는건 나도 늙었다는 뜻이라 참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 같다.
야구를 잘 몰라도 웨인라이트의 커브 그립에서 출발한 엉클 찰리라 불리는 낙차 큰 그 공이 스트라이크 존 높은 곳을 통과하며 헛스윙을 만들어내는 장면은 내 카디널스 팬질 하이라이트에 영원히 남아있겠지. 코로나가 제일 미운 이유 중 하나가 두 선수의 마지막을 직접 볼 기회를 막아버렸다는 점이다. 특히 타석에서의 웨인라이트의 모습은 이제 영원히 볼 수 없게 되었다. 나이 먹을수록 이렇게 슬픈 사실들을 마주해야 한다는건 참 별로다.
인생 명장면 그리고 2007년 벨트란을 잡아내던 영혼의 단짝 배터리 신화의 시작은 모든 카디널스 팬들의 하이라이트에 깊게 새겨지겠지..
즐거웠던 순간들이 너무나도 많기에 다가오는 이별은 참으로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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