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 apple, 편해서 좋다써서 남긴 조각들/좋아하는 것들 2022. 5. 31. 06:19
시그니처 매장 디자인 스마트폰 시대가 도래하자 나는 처음 몇년간은 쿼티 자판이 있는 스마트폰을 썼다. 스마트하게 사용하려면 무엇보다도 타자가 빨라야 하는데, 가상의 쿼티 키보드보다는 물리키보드가 타자가 빠를테고, 쿼티 자판은 작은 버튼들이 스마트하게 보이기도 하니 일석이조라는 생각이었다.
블랙베리가 아닌 안드로이드 기반의 쿼티 자판이 있는 스마트폰들을 쓰면서 당시 유행했던 루팅을 통해 스마트폰의 숨겨진 기능을 해금하는 일이나 컴퓨터처럼 강제로 성능을 올려보면서 '스마트폰 = 작은 컴퓨터' 라는 생각이 굳어질 무렵, 쿼티형 자판이 달린 스마트폰이 더이상 출시되지 않게되었다. 필연적으로 두꺼워지는 핸드폰의 두께와 내구성 등의 사유로 시장에서 없어진 것이다.
안드로이드로 시작해서 여기에 익숙해지고 안드로이드 = 자율과 개방성이라는 맹신이 더해지며 안드로이드 계열의 스마트폰을 쭉 써오다가 어느 순간부터 국내외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원가절감에 심히 노력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띄어 17년 기기 교체 시점에 아이폰으로 바꿔보았다.
아뿔싸. 사용하기 정말 편하다.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는 매력적이고, 기기 자체도 참 예쁘다. 그렇게 두번째 아이폰으로 교체해야할 시점에 맞춰 아이패드와 애플워치도 구비해보니 여러모로 편하다. 애플 기기 간 연동도 잘 되어있고, 무엇보다도 '이렇게 쓰면 딱 편하겠는데' 라는 생각이 드는 방식으로 기능이 구현된다.
요동치는 금융시장 속에서 사우디 아람코와 미국의 애플이 전세계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놓고 다툰다. 아람코는 공개 물량이 많지 않으니 논외로 치고, 애플이 사실상 민간기업 중에서 시가총액 1위 자리를 굳건히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22년 5월 말 기준 무려 2.4조 달러에 육박하는 시가총액은 한 나라의 GDP 에 필적할 정도다. 애플 생태계로 대표되는 Physical 영역에서의 독보적인 지위와 애플 생태계를 좀 더 편하게 사용하기 위해서 사용자가 요구받는 부대기기와 결제 방식 등을 통해서도 돈을 벌지 못할 일이 없는 회사라고 생각한다. 시가총액이 너무 높아졌기 떄문에 ROE 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있으나, 현재를 사는 모두가 애플의 제품과 주식은 가지고 싶어하는 모양새다.
회사채 중에서도 최고 아닐까? 돈을 쓸어담고 있는 회사기 때문에 마지막 회사채가 17년 발행, 10년 만기 채권으로 보인다. Coupon Rate는 3%. 우리나라 10년 만기 국채 수익율이 3.2% 대다. 17년 동일 시점으로 비교하면 우리나라 국채가 좀 더 나으려나. 여튼 한 국가의 세금징수권을 담보로 발행된 국채와 비슷한 수준에서 유통되는게 애플의 회사채(17년 발행 채권 Yield 가 3.2% 로 나온다).
이렇게 미국의 혁신과 혁신을 위한 인재의 블랙홀 역할이 지속될수록 미국과 달러의 지위는 강해질텐데, 애플은 생산시설의 대부분이 중국에 있다는 점도 아이러니하다. 뉴스에서 미중무역분쟁 6글자가 이젠 더이상 이슈로 느껴지지도 않는다. '생산' 이라는 고정비용 투자가 크게 필요한 영역을 아웃소싱하고, 높은 마진의 비즈니스만을 In-House 로 가져가는 방식이 언제까지 유효할까. 중국의 인건비 상승과 전세계 ESG 트렌드는 중국으로 하여금 디플레이션을 수출하기 어렵게 만들 것 같은데..
어쨌거나 지금 이 글도 아이패드로 작성하는 중이다. 기계값이 절대적으로 비싼 점 말고는 정말 편하긴 하다.
'써서 남긴 조각들 > 좋아하는 것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트레이딩과 투기 그 사이에서 (1) 2024.08.27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 사랑과 가족에 대한 현란한 찬사 (0) 2023.01.25 드라이브 마이 카(Drive My Car), 아마도 2022년 올해의 영화 (0) 2022.05.13 Adam Wainwright, #50 (0) 2022.04.17 Oscar Taveras, ### (0) 2022.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