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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딩과 투기 그 사이에서써서 남긴 조각들/좋아하는 것들 2024. 8. 27. 10:16
아래는 단타 계좌를 개설한 ‘19년 이후의 매년 매매손익이다. 물론 다 더해보면 마이너스다.
순전히 운이 좋았던 시기 코로나 때문에 거래 자체는 재밌게 했던 시기 종목을 안다고 덤비다가 깨진 시기 시장을 안다고 덤비다가 깨진 시기 그냥 접으려다가 다시 시작한 시기 단타 6년은 마이너스 기록 중
나는 한국 금융시장이 가진 에너지와 해학을 너무나도 좋아하는 사람이다. 글로벌 경제 대국에 걸맞지 않는 후진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의외로 촘촘하게 설계되어 불법적인 거래가 불가능한 시장의 모습이 공존하는 놀이터라고 생각한다. 참여하는 플레이어들은 엄청난 고수부터 아무것도 모르는 금치산자 수준의 초보까지 스팩트럼도 다양하다.
나는 한국 주식을 투자하는 증권 계좌가 3개 있다. 하나는 초장기투자(Buy & Hold only)를 위한 계좌, 하나는 적절한 알파를 위해 가끔 조정하는 계좌. 나머지 하나는 순수한 단타용 계좌다.
많은 주식 교과서에서 증명하듯, 단타 계좌의 수익률이 제일 낮다. 세 계좌 중에서 유일하게 마이너스다. 그리고 수익률이 가장 높은 계좌는 두번째 계좌다. 초장기투자용은 거래 횟수 자체가 적어서 매매손익은 보잘것 없다.
가끔은 배당을.. 가끔은 스윙을.. 가끔은 초단타를.. 시장의 성격에 따라 대응하고자 욕심없이 가끔 들어가서 조정만 하는 계좌. 내가 하루 종일 뉴스와 차트와 매동을 보며 단타계좌에서 덤벼도 무심하게 운용하는 그 계좌를 따라잡은 적이 없다.
그래도 나는 단타 계좌에 가장 큰 애착을 가지고 있다.
초장기투자를 하는 계좌는 내가 계획한 시기가 오면 모두 정리하고 계좌를 닫을 것이다. 주력이 되어버린 두번째 계좌는 목표한 수익을 달성하면 닫을 것이다. 그러나 단타 계좌는 계속해서 유지할 생각이다. 단타 계좌 하나와 노후를 위한 계좌 딱 두개의 조합으로 심플하게 유지하려고 한다.
트레이딩이라 하기엔 거창하고 투기라 하기엔 벌이가 없는 그 사이 어딘가에서 단타 계좌는 나에게 세상을 보는 관점을 제공해준다. 한국 금융시장에 계속해서 에너지가 남아있으면 좋겠다. 나같은 사람도 흥미를 가지고 참여할 수 있도록 말이다.'써서 남긴 조각들 > 좋아하는 것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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