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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구마모토, 우메노 토도로키 폭포와 예술 소바기억에 남는 장소들/일본 2024. 9. 13. 23:05
구마모토 여행.. 구마모토 성과 거대한 아케이드를 둘러보기만해도 일정을 넉넉하게 채울 수 있는 곳이지만, 아소산도 있고, 일본 렌트카 여행에 부담이 없는 사람이라면 근교에도 즐길 거리가 넘쳐나는 곳이다.
유지관리용 현수교 차를 타고 인근에 구경갈 만한 곳이 있는지 찾아보다가 폭포 구경을 하기로 결정했기에 찾아간 곳. 우메노 토도로키 . 가는 길은 그야말로 험난 그 자체다. 왕복 일차로인 구간도 많고 구불구불한 도로는 운전하는 내내 긴장감을 불어넣어준다.
구마모토에서 차로 한시간 반. 50여 키로미터 떨어진 곳이 이리 오래걸릴 곳인가 싶어 출발하면 낭패다. 실제로 그만큼 시간이 걸리는 곳이다.대단하다 잘 정비된 도로 30분 + 구불구불한 산길 1시간을 달려서 도착하면 장관이 펼쳐진다. 오는 길은 정말 험난했으나, 사람 한 명 찾아보기 힘든 이 곳에는 그야말로 절경이 펼쳐져있다.
멋지다 나름 현수교로 분류해둔 보행교를 지나면 폭포를 보러갈 수 있는 길로 연결된다. 강해보이는 상판이 살짝 흔들리는 이유는 지나가는 자의 마음을 시험하는 것일까.
기가 막히다
다리를 건너면 협곡의 장엄함과 녹음이 짙게 펼쳐져있다. 그리고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두 눈의 한계에 아쉬워질 따름이다. 물소리, 바람소리, 새소리가 전부인 이 곳은 감각적으로 가득차있다.시원하다 폭포는 다리를 건너 10~15분 정도 걷다보면 나온다. 폭포를 보러가는 길 중간중간에도 나무로 이뤄진 작은 다리를 두세번 건너야되는데, 이 부분은 좀 무서울 수 있다.
하지만 100키로에 육박하는 나의 몸무게도 견뎌낸 다리이니 큰 걱정 하지 않아도 될 것 같고, 무엇보다 폭포가 시원하게 내린다. 우뢰와 같은 소리로 주변을 가득 채워넣은 폭포의 가까이에는 시원함만이 가득하다. 일본 열도에도 찾아온 폭염이 유독 폭포 근처에서는 힘을 쓰지 못한다.두둥 금강산도 식후경. 워낙 굽이진 좁은 길에서 고생한 나와 와이프를 위해 구마모토로 돌아가는 길에는 썩 괜찮은 식당에 들르기로 했다. 그래서 찾아간 곳. Yanagiya 柳屋.
주소는 아래를 찍고 가면 된다.865-3 Nishisamano, Kosa, Kamimashiki District, Kumamoto 861-4609
주 메뉴는 소바와 튀김. 영업시간이 14:30 까지라 시간 맞추기가 쉽진 않지만, 주변을 지나간다면 필히 시간을 내어 방문할 가치가 충분한 곳이다. 평소에는 웨이팅도 있는 식당이라니 13시가 넘어서 가는걸 추천.범상치 않은 실내 분위기 가게 내부는 정갈하게 정리되어있는 느낌이다. 나는 웨이팅을 피하고자 13시 이후에 방문했는데 여유롭고 넉넉한 분위기에서 식사하기에 제격이었다.
이런 시골에..? 소바의 퀄리티는 상당하다. 면의 상태도 훌륭하고, 무엇보다 쯔유의 밸런스가 좋다. 일본에서 소바를 먹어보면 막상 너무 짠 맛이 강하다는 느낌을 받는 경우가 왕왕 있는데, 이 곳은 단짠 밸런스를 훌륭하게 잡아내면서도 일본 소바 답게 짠 맛의 플레이가 노련하게 느껴진다.
또다른 예술 튀김과 소바를 시키고 추가로 닭다리살 구이를 주문했는데, 이 요리가 충격적일 정도로 맛있다. 미야자키 지역의 닭이 쫄깃한 식감으로 유명하고 일본 전역에서도 미야자키의 닭을 일품으로 치는 줄 알았는데, 인근 마트에서 구입을 하셨다는건지 인근에서 나고자란 닭이라는건진 알아듣지 못했지만 요리의 상태는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하다. 적당히 구워져 촉촉한 상태가 유지되어 있으면서도 껍질은 바삭하게 익혀져 있고 염지는 은은한 배경을 이룬다. 그야말로 겉바속촉의 요리라 튀김과도 같아서 레몬을 뿌려먹으니 또다른 재미와 맛이 있다. 강추메뉴.
꼭 드셔 보세요
마무리는 디저트로 크뤰브뤨레를 주문했는데, 역시 요물이다. 식당의 모토가 밸런스인건가 싶을 정도로 과하게 달거나 담백하지 않고 계란 크림과 설탕의 밸런스가 절묘하다. 소바, 튀김, 닭고기를 먹고 입안에 남은 요리의 느낌을 깔끔하게 정리해준다.
일본 여행의 묘미는 신기하게도 이런 사람 없는 지방에도 대단한 식당들이 있다는 점이다. 이번 구마모토 지방 여행을 오면서 이틀간 약 8시간 정도 운전을 했지만 군데군데 재미요소가 많아 힘들지 않았다. 이번 포스팅은 대체로 추천 위주인데.. 거짓말은 아니고.. 정말 추천한다.'기억에 남는 장소들 > 일본'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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