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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오카, 실패 없는 식당들기억에 남는 장소들/일본 2025. 3. 2. 09:05
일본 후쿠오카에 대한 포스팅을 굳이 올려야하나 싶었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기도 하고, 여러번 가본 사람들도 많은 곳이라 내가 몇마디 적어봐야 이 글 보는 분들께 어떤 영향이 있을까 하는 기우에서였다.
하지만, 후쿠오카에서 한번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드는 요즘. 내 스스로에게 도시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다시 Max 로 불어넣고자 글을 남겨본다. 주제는 실패 없는 식당들. 후쿠오카엔 맛있는 식당도 많고, 숨겨진 곳들도 많지만, 한국인들이 많이 가는 곳이기에 Unveil 된 식당은 거의 없을 것이다. 아래 글에서 올리는 식당들도 대부분 이미 유명한 곳들이다. 하지만, 놓치긴 아쉬운 곳들이기에 모아서 올려본다.
1. 하카타역 근처 Kitte 지하 - 스시 사카바 외
기다릴때 한 잔.. 많은 한국인들이 Kitte 지하에 방문하는 이유는 아래에 올릴 스시 사카바 때문일테지만, 웨이팅이 길다.. 식사 시간에 맞춰 방문하면 거의 1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그만큼 저렴하고 맛있는 곳이기에 기다릴만 하지만, 마침 식사때 방문해서 웨이팅이 너무 길다면, 근처에 다른 식당 아무데서나 시간을 좀 떼우다가 가도 된다. 웨이팅은 다소간이나마 줄어있을 것이고, 적당히 찬 배 덕분에 스시 사카바에서 과소비할 필요도 없어질 것이다. 나는 근처에 맥주와 안주거리를 파는 곳들을 방문해봤는데, 모두 평타 이상의 적당한 곳들이었다. 약 30분 정도 맥주 한잔과 안주를 즐기면서 시간을 보내고 방문한 곳은 역시 '스시 스카바.'
참치 뱃살 마끼 -> 필수 이런저런 초밥이나 일품요리들 모두 괜찮지만, 이 곳의 정수는 역시 참치 뱃살 마끼. 필수로 먹어야 할 초밥이라 생각한다. 새우를 쌓아올려 계란 하나 올려주는 이름 까먹은 요리도 괜찮지만, 역시 참치는 이기기 힘들다. 최고급 참치집의 손질까진 아니지만 해동의 정도와 참치 원물의 상태는 정말 괜찮다. 이거 하나만 먹으러 가도 남는 곳.
연어는 괜찮은 편 연어 초밥도 괜찮다. 최고급 스시야가 아닌, 가성비로 승부하는 식당이라 진귀한 생선보다 역시 이런 대중적인 스시 종류가 괜찮다. 연어 위에 다양한 변주를 제공한다는 점도 플러스 요인. 쿠라스시 같은 회전초밥집에서는 같은 연어 초밥을 2개씩 먹어야해서 좋은 점도 있지만 아쉬울 때도 있는데, 이 곳은 3가지 종류의 연어 초밥을 한번에 먹을 수 있다는 점이 역시 마음에 든다.
2. 하카타역 바로 옆 - 토리키조쿠
도쿄에서 처음 발견했던 보물같은 프렌차이즈. 토리키조쿠. 가격, 맛, 분위기 모두가 적절하다. 특히 저녁을 먹고 나서 2차의 시간을 보내기에는 이 곳만큼 적당한 곳을 아직 찾지 못했다(실패가 없다). 후쿠오카에는 하카타옆 바로 옆 지하 건물에 위치하고 있는데, 웨이팅도 꽤나 있고, 내부 분위기는 상당히 시끌벅적한 편이다.
쫄깃쫄깃 일본에 있는 수많은 야키토리 전문점. 그 중에서도 장인 정신으로 꼬치 하나하나를 손보고 구워내는 곳에 비교한다면 맛이 좀 떨어지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곳의 최대 장점은 가격. 저렴한 가격에 2개씩 나오는 닭꼬치는 몇가지만 시켜놓아도 적당하다. 밥을 먹고 와서 2차로 온 경우, 야키토리와 저렴한 술로 비어있는 위장 구석구석을 채울 수 있기에 재미는 배가된다.
야들야들 최대 장점이자 단점이 바로 가격과 양이다. 나같은 여행객들은 정해진 시간 안에서 최대한 많은 메뉴들을 맛보고 가야하는 숙제를 떠안고 있는데, 토리키조쿠에서는 조금만 시켜도 많은 양이 나오기 때문에 배가 부르다. 하지만 이런들 어떠하고 저런들 어떠하리. 야키토리의 본고장답게 닭꼬치 전문 프렌차이즈의 퀄리티가 이 정도라는 점은 그 매력을 부인하기 어렵다.
3. 우 시 노
우시노~ 이름부터 소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야키니쿠 전문점. 하카타역 인근 숙소를 잡는 여행객들에게는 방문해봄직한 야키니쿠집이다.
소고기 계단.. 야키니쿠는 놀랍게도 먹는 순서가 있다. 보통 큐탄(우설) - 카루비(갈비) - 하라미(안창살) - 로스 순서로 먹는게 일반적이고 대부분의 세트 구성도 저렇게 되어 있다. 하지만 이런 고급진 소고기는 순서가 중요하지 않다. 이렇게 먹으나 저렇게 먹으나 기름진 소고기가 선사하는 고소함과 포만감은 단연 발군이다. 일본 야키니쿠는 '기름진 부위 + 달착지근한 타레' 조합이 상당히 일반적이기에 어느 야키니쿠 집에 가도 실패하는 경험을 하기 힘든데, 이곳 우시노는 가격대가 있는 만큼 타레로 주문하지 않아도 괜찮다.
대창류도 괜찮다. 후쿠오카 방문 기간 중 개인적으로 좋은 일이 있어 큰맘먹고 방문한 가게인데, 좋은 경험들을 할 수 있었다. 고급 소고기 구이 외에도 내장의 퀄리티도 상당히 괜찮았다. 돼지고기는 항정살 부위로 주문해서 먹었는데, 이 역시 강력하게 추천하는 메뉴이다. 게다가 이 가게에서는 특제 양념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유자미소를 주곤 하는데, 이게 고기와의 궁합이 아주 찰떡이다. 고기의 감칠맛은 올려주고, 피니쉬의 텁텁함은 상큼함으로 바꿔준다. 돼지고기류를 주문해야만 유자미소를 주는 것 같은데, 실례를 무릅쓰고서라도 소고기 주문후에도 한번 부탁드려보자. 나 혼자 먹기 아쉬워서 그렇다..
4. 산미 333
해장에 아주 굿.. 방문 기간 중 연일 이어진 음주에 아침마다 속에서 아우성을 칠 무렵. 여행의 막바지를 정리하고자 산미 333에 방문하였다. 하카타역 기준으로 도보 5~7 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다. 영업시간이 24시간이었던걸로 기억하는데, 아마 당신도 모르는 사이에 근처에서 즐거이 마시고 냄새에 이끌려 들어가 이미 한번 먹어봤을 수도 있다.
토마토 라멘을 주력으로 하는 곳인데 맵기도 적당하고, 면을 다 먹고 주문할 수 있는 리조또가 아주 괜찮다. 필경 여행기간 중 계속된 지나친 음주로 들썩이고 있을 내장에 휴족시간을 붙인다 생각하고 방문해보자.
5. 코메다 커피
근본 하카타역에서 빅카메라 쪽으로 나와 대로 변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려 준비하다보면 야요이켄이 나오고, 그 뒷골목에 들어가면 코메다 커피가 나온다. 즉, 하카타역 도착 즉시 빅카메라 쪽 출구로 나와 길만 건너도 괜찮은 한끼 + 디저트 코스가 있다는 말이다.
코메다 커피의 장점은 속임수 없이 진검승부를 걸어오는 직선적인 커피 맛도 맛이지만, 아침에 주문 가능한 저 토스트를 빼놓을 수 없다. 아침에만 주문이 가능했던가.. 아침에는 무료였던가.. 토스트에 곁들일 가니쉬를 팥이나 계란 등 3~4가지 선택지 중에서 고를 수 있는데, 모두 먹어보니 팥이 제일 맛있다. 튜닝의 끝이 순정이듯, 빵의 끝에는 단팥빵이 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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