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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01. 05, 부러지지 않길써서 남긴 조각들/30대 유부남 일기 2023. 1. 5. 22:06
예술로 자는구만 대책없는 퇴사를 결심하고 마지막 근무일을 하루 앞둔 오늘, 올해 처음으로 잡힌 면접을 보게 되었다. 생소한 회사에 직무에 대한 이해도 부족했기에 결과는 크게 기대하기 어려운 면접이었다.
돌아오는 길에 문득 섣부른 퇴사 결정에 대한 후회가 밀려왔다. 가족, 강아지, 세금, 보험금 등등 따져보면 참아야할 이유는 한가득이었는데, 내가 나올 이유는 나에 대한 나의 평가와 회사가 하는 평가가 다르다는 점 하나였으니깐.
내가 세상에서 제일 똑똑한 줄 알고 살았는데, 따지고보면 크게 천재급의 성과를 낸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자만하며 살았다. 직장인의 덕목인 끈기와 인내는 부족하기 그지 없고, 잔머리로 승부를 보다보니 남들이 보기엔 똑똑해보일 수도 있겠지만, 이런 도금은 면접 장소에서는 벗겨지기 마련이다.
곧 와이프 생일이다. 올해는 제대로 된 선물 주기도 어려울 것 같다. 나를 응원해주는 와이프에게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와이프가 일을 쉬고 싶을 때 내가 지원하기 위해서라도 빨리 자리를 잡아야한다. 그건 그런데, 아무런 일도 하고 싶지 않아지기도 한다. 나는 도망치는게 천성인건지. 아 누구보다 미련한게 나였다.'써서 남긴 조각들 > 30대 유부남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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