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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10. 24, 확 그냥써서 남긴 조각들/30대 유부남 일기 2024. 10. 24. 15:03
전통적인 스타일의 삼겹살이 맛있을 때가 있지
회사에서 연일 피곤한 일이 터진다. 처음에는 내 일이 아니었다가 갑작스레 나의 일이 되는 바람에 타의의 책임감으로 하게된 일인데, 솔직히 말하자면 그래서 좀 대충했다.
처음에 단추를 대충 끼우니 막판에 가서는 피곤한 일이 몰리게 되는 형국이라 누구에게 탓을 할까 싶지만, 타의의 책임감이라는건 정말 애매하다. 이 일을 잘 끝내도 나에게 돌아오는 리워드가 없는데, 순전히 불어넣어진 책임감과 내가 가지고 있는 조그마한 호기심으로만 계속 끌고 가기란.. 어렵다..
그래서인가 요 몇달 사이에 ‘확 그냥’ 을 접두어로 붙인 다양한 상상을 했다. 확 그냥 들이 받어, 확 그냥 그만둬, 확 그냥 한 대 쥐어박어, 확 그냥, 확 그냥.. 화만 나는 형국이다.
평소 하던 것처럼 일상의 작은 기쁨과 행복을 모으며 화를 식혀보긴 하는데, 잘 안된다. 집에 가서도 피곤하기만하다. 그래도 결과적으로는 버틸 수 있는걸 안다. 시간이 지나면 끝날 일이고, 어떤 일이든 마지막엔 껄떡고개가 있기 마련이니깐.
더군다나 술도 안마시고, 담배도 끊었더니 화를 다스릴 유용한 두가지 도구를 내려놓은 기분이다. 쉬운 방법이었던 만큼 중독성이 있었을테고, 내려놓고 살려니 어려운 것이겠지..
오늘은 유독 점을 많이 찍게 된다.. 확 그냥 하고 싶은 말들은 많지만, 찍어내는 점으로 줄인다는 것.. 그것이 점의 묘미..'써서 남긴 조각들 > 30대 유부남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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