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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코나키나발루, 3대 석양 500기억에 남는 장소들/아시아 2024. 10. 4. 22:51
바다도 흐른다 이젠 우와 소리 나오기 어려운 코타 키나발루. 한참 붐이 일었던 몇년 전과 달리 이젠 여행지 선택의 폭 자체가 넓어졌기 때문에 코타 키나발루는 이미 갔다온 사람도 많고, 여행지를 고르는 선택지에도 잘 등장하질 않는 것 같다.
나도 쿠알라룸푸르와 묶어 다녀오는 일정이 아니었다면, 굳이 가야한다는 생각을 하진 않았을 것 같다.
하지만 역시 여행의 재미는 반전에 있다. 아름다운 석양, 시설과 서비스 모두 만족할 수 있는 호텔. 그리고 말레이시아다운 식도락까지. 더군다나 이슬람의 영향으로 주류 자체가 찾기 어렵고, 가격도 비싸니 아이를 동반한 가족들이 놀러오기에 아주 좋은 곳이라는 점을 알 수 있었다.낮에도 하늘 좋다니까~ 푸켓, 끄라비, 나트랑과 비교하면 장점이 보인다. 푸켓은 좀 북적이는 편이고, 끄라비는 살짝 고즈넉한 편이고, 나트랑은 다소 컨셉이 없는 느낌이다. 물론 세군데 다 좋지만 이번엔 코타 키나발루에 왔으니 하는 말이다.
이곳은 휴가철에 왔는데도 북적이는 곳이 많이 없다. 웨이팅이 심하다는 후기를 본 식당에도 대기 없이 들어갈 수 있었고, 호텔 조식을 먹으면서도 줄을 스지 않아 매우 쾌적했다.날씨도 좋다. 매연도 적고. 사람이 많이 안보이면 필연적으로 매연도 적다. 어시장 근처 붐비는 길은 여지없는 동남아 감성이 물씬 풍기지만, 한 블록만 안으로 들어와서 걸어도 상당히 조용하다. 참고로 걸어다닐 일은 많이 없다. 그랩을 쓰면 저렴한 가격에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도 좋고, 도보 이동을 장려하기 위해 길을 깔아두지 않아 보도가 울퉁불퉁하기 그지 없다.
맹그로브 놓치면 섭섭 바다를 낀 동남아 여행지답게 있을건 다 있다. 호핑투어, 보트투어, 낚시투어 등등.. 보트투어는 나랑 와이프 둘만 했고, 다른 투어도 사람이 많지 않아 좋았다. 호핑투어는 포인트들이 태국보다 떨어지고, 낚시투어는 재미는 있는데 마지막에 먹는 식사가 별로다. 바다 한가운데서 먹으면 좋겠는데 굳이 선착장 인근으로 와서 먹기 때문에 모기도 많고 냄새가 난다. 반딧불투어는 재밌다. 반딧불 원 없이 구경할 수 있다. 난 원숭이도 봤다.
되게 버릇없다… 태어나서 원숭이를 코 앞에서 보는 경험은 처음인데, 원숭이들이 정말 버릇없다. 내가 들고있는 바나나를 성의없는 태도로 휙 가져간다. 감사한 마음은 없는 것 같고.. 혹성탈출이 실현되려면 한참 남았다. 우리집 강아지가 더 똑똑한 것 같더라.
소셜미디어에서 봤지 원숭이 예의범절이 없는거야 그건 그렇고 코타 키나발루는 석양이 정말 멋지다. 호텔에서 수영하고 맛있는 음식 먹고 마사지 받고 운동 좀 하며 쉬다가 석양 구경하면 하루가 알차다. 아주 뻔한 동남아 여행 코스지만 석양 덕분에 하루를 정말 뜻깊게 보낸 기분이 든다.
서해바다에서는 안나와 채도와 명도와 구도로 미뤄볼때 세계 3대 석양이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게 아니다. 위에서 말한 사람이 적어 쾌적한 여행지 환경애 멋진 석양이 하늘을 수놓으면 냉탕과 온탕을 3회 정도 번갈아 한 나른한 기분이 든다. 며칠을 계속 봤는데도 질리지가 않았다.
색감.. 말라카 해협을 오가는 상선들이, 적도 부근의 뜨거운 열기들이, 열대우림 기후의 습한 저기압들이 손에 손잡고 오후와 밤 사이를 잇는 시간의 햇빛에 분칠이라도 한건지.. 석양을 보면 드는 알게모를 시원섭섭한 감정은 떠오르지 않고 내일에 대한 막연한 기대가 고개를 드는 광경이다. 이 날 하루도 정말 알찼다.
ㅋㅋ 말레이시아의 또다른 장점은 동남아 국가 중 싱가폴 다음으로 밤거리가 안전하다는 것. 태국 여행 중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유흥업소나 베트남 여행 중에 만나기 쉬운 구걸하는 사람.. 두가지 모두 찾기 어렵다. 사람들도 친절하고..
야시장 물가는 말 테 베 순서
주말을 끼고 방문해서 그런지 시내 중심부에는 야시장도 열려있었다. 메뉴의 다양성은 태국과 배트남보다 떨어지고 가격은 좀 더 높았다.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지 안주류가 없어 야시장 메뉴 다양성에서는 손해를 보는 것 같다.
요즘 내 주변 친구들이나 직장 사람들을 보면 코타 키나발루 여행 간다는 사람 찾기가 어렵다. 그렇지만 한국인 여행객들이 적은 곳은 아니었고, 그렇다고 한국인들과 동선이 계속 겹치는 곳도 아니었다. 그리고 석양은 정말 예뻤다.'기억에 남는 장소들 > 아시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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