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서 남긴 조각들/30대 유부남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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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03. 23, 와이프가 아프다써서 남긴 조각들/30대 유부남 일기 2022. 3. 23. 14:45
와이프가 아프다. 평소 나보다도 잔병치레가 적었던 와이프였기에, 한번 아프면 크게 앓는다. 조용하면서도 활발한 성격 중 활발함이 멀리 사라지고 축 쳐진 와이프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나 역시 마음이 편치 않다. 내가 아플 때 와이프는 간호를 정말 잘 해준다. 내가 엄살이 심한 면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날 걱정해주고 있다는 것이 마음 깊숙히까지 느껴진다. 그런데 나는 과연 와이프가 아플때, 잘 간호하고 있는걸까? 아파도 별 내색하지 않는 사람인지라 뭘 더 해줘야 하는진 잘 모르겠다. 따뜻한 차나 커피를 가져다 주는 것 말곤 해주는게 없는데, 와이프는 정말 이대로 괜찮은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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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03. 20, 장모님이 해주신 김치써서 남긴 조각들/30대 유부남 일기 2022. 3. 21. 14:19
한국인에게 있어 김치만큼 신기한 반찬이 있을까. 어렸을 때는 그렇게도 싫었는데, 이젠 쌀밥에 김치 없이는 먹기가 힘들다. 어떠한 경험도 없이 객관적으로 먹었을 때, 맛있는 반찬일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드는 반찬. 그렇지만 여기엔 한 사람의 기록이 묻어있다는 것을 결혼하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내 어머니가 해주신 김치와 장모님이 해주신 김치는 맛이 다르다. 두 분이 살아오신 환경이 다르고, 자라나신 고장이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나는 30년 남짓한 세월을 내 어머니가 해주신 김치로 채워왔다. 그래서 와이프와 같이 산지 4년이 지난 지금도, 장모님이 해주신 김치는 늘 새롭다. 아직 30년의 세월을 깎아버리기엔 내 어머니의 손맛이 나에게 새겨져있는 탓이리라. 그래도 날이 갈수록 장모님이 해주신 김치맛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