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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09. 02, 사랑의 이유써서 남긴 조각들/30대 유부남 일기 2022. 9. 2. 07:47
이정도 날씨는 반칙 남과 비교하며 위안이나 만족을 얻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주변 또래 부부들과 비교할 때 이것 한가지는 다르다고 느끼는 점이 있다. 집에서도 와이프와 나는 서로 쉴 틈 없이 수다를 떨곤 하는데, 대중없는 주제와 농담이 대부분이긴해도 우리 둘 다 이러고 노는걸 정말 좋아한다(와이프도 좋아하겠지..?).
남친이던 사람이 남편이 되니 꼴도 보기 싫다던가, 아이가 없었으면 진작 갈라섰을거라던가. 무엇보다도 서로 얘기할 거리도 없다던가. 이런 말들을 너무나도 쉽게 듣고 있지만 쉽게 이해가 가질 않는다.
말에는 메세지가 있기 때문에 그에 상응하는 힘이 있는데, 떨리는 목소리로 혼인서약을 읽던 시간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서로의 관계에 대해 그리 쉽게 얘기해도 될까. 금슬좋은 부부관계를 드러내기 어려워 말을 험하게 하는 사람이라하여도 서로의 관계에 대한 존중은 있어야하는건 아닐까.
사랑의 이유는 딱히 없다. 왜 사랑해? 라는 질문에 장황하고 멋진 말들을 길게 풀어내야하는 원인이기도 하다. 꽃은 지고, 계절은 변하기 때문에 사랑만이 영원할 수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두 사람이 만들어가는 둘 만의 농담들, 추억들, 좋았던 장소 등등 모든게 쌓이다보면 둘은 사랑하는 중의 상태에 머물 수 있다.
일상에서도 웃을 일 하나 없는 날에 돌이켜보면 실소라도 머금을만한 일이 최소 하나 있다. 그럼 오랜 시간 함께할 사람과는 얼마나 쌓일까. 돌이켜본 기억이 행복하니 앞으로도 행복하기 위해 그리고 행복을 유지하기 위한 관계에 대한 애틋한 마음과 존중. 사랑엔 이유가 없어도 결국 사랑하고 있는 사람과 함께하고 있는 것이다.'써서 남긴 조각들 > 30대 유부남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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