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서 남긴 조각들/30대 유부남 일기
2022. 08. 20, 입에 달고 사는 프레임
Almaymente
2022. 8. 20. 14:08
적당한 직장, 적당한 집. 여기에 만족할 사람이 있을까. 갈수록 평범함에 회귀하려는 내 자신이 싫으면서도 좋다. 타고난 에너지가 적은지 운동과 회사일만해도 지친다. 집에 돌아와서 생산적인 무언가를 해보려해도 밀려오는 졸음을 참아내기 힘들다.
그러나 내가 좋아하는 프레임이라는 단어로 비춰보면, 이 역시 프레임이다. 일상에 운동이라는 긍정적인 행동을 도입했기 때문에 평균으로 돌아가야하는 나태함의 관성이 나의 저녁을 지운다고 생각해볼 수 있다. 운동이 일상이 되면 저녁 시간에도 조금 더 활기차게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무의식 중에 그어놓은 하나의 프레임은 내 사고를 지배하기도 하지만, 내 에너지를 제한하기도 한다.
어떤 정해진 틀이 보이면 장난삼아서라도 그 틀을 벗어나보고 싶은 천성 때문에 역설적으로 프레임이라는 단어를 입에 달고 산다. 덕분에 와이프의 기분을 크게 상하게 한 적이 있다. 아마도 와이프는 아직 나의 장난기를 깊게 이해하진 못하는 것 같다. 나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Up & Down 이 있는 내 장난기를 와이프가 이해할 수 있을까. 노후 걱정 없이 놀기만 해도 되는 사람이라면 그럴 수 있겠지만, 아쉽게도 와이프 역시 직장인이라 일상이 참 지치기 마련이다.
어쨌든 지금의 작은 프레임을 뚫고 나가야 진전이 있다는 점을 안다. 조심해야 하는 것들은 냉소주의, 불평 그리고 타인의 시선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