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서 남긴 조각들/30대 유부남 일기

2022. 06. 10, 함께 하는 것

Almaymente 2022. 6. 10. 05:53
자는 모습은 분명 천사에 가깝다

강아지가 우리와 함께 살게된지 벌써 1주일이 지났다. 강아지는 잘 크고 있고, 우리는 아낌없는 사랑과 금전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오랜 연애기간과 바로 이어진 부부 생활에 익숙해진 와이프와 나 모두 이런 아낌없는 사랑을 해보고 싶었던 것일까. 지금 우리 인생의 가장 큰 활력소는 강아지임에 틀림없다.

아마 와이프도 느끼겠지만 - 와이프는 내가 블로그를 하고 있다는 것을 모른다 - 강아지 한마리를 키우는데 있어서도 많은 성향 차이가 난다. 우리 둘다 나이가 많은 구세대도 아닌데 내가 엄격한 아버지, 와이프가 자애로우신 어머니 역할을 하고 있다. 그만큼 구체제에 적응을 할만큼 해놓은 사람들이라 그런지 우리가 얘기해서 책임과 역할을 나눈 적이 없는데도 딱 저렇게 됐다.

강아지가 들어오고나서 우리가 주는 사랑 이상으로 우리를 사랑해주는 생명체가 있다는 점에 심장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지만, 한가지 더 좋은 점은 내가 와이프와 '함께'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작고 소중한 생명체를 위해 둘이서 얘기하는 기회도 많아지고, 어떤 한가지를 정해야할 때에는 이런저런 다른 생각들을 잘 조율하는 법을 매일 배우고 있다. 와이프의 생각을 존중한다는 것은 무조건적인 예스가 아니었다.

연애할 때에는 손잡고 말 없이 한강 둔치를 걷는게 함께한다는 일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였는데, 이제는 머리를 맞대고 함께 고민하는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그만큼 나도 잘 들어주고, 조심해서 이야기하는 법은 더 익혀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