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서 남긴 조각들/30대 유부남 일기

2025. 06. 11, 오랜만입니다

Almaymente 2025. 6. 11. 21:57
long time no see


오랜만입니다.
오랜만이에요.

아이 보느라, 회사 다니느라, 부모님 모시고 어디 가느라.
남들 다 하는 그런 평범한 일들 하느라.
마음이 잠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었네요.

마지막으로 당신을 봤던 곳에 갔어요.
짧았던 3일간 수도없이 오르내렸던 계단,
검은 옷과 양복을 입은 사람들이 주저앉은 의자,
떠나가는 사람의 사진이 올라간 재단.
많은 것들이, 모든 것들이 그대로더라고요.

오랜만입니다.
오랜만이에요.
잘 지내나요.
하늘을 날아다니는건 재밌나요.
저는 어떻게 잘 사는 것 같은가요.
나는 참으로 비슷한 구석이 많다고 느끼는데.
어때요.
당신도 그런가요.

꿈에서 짧게나마라도 만나기 어려운건.
잘 지내고 있다는 뜻이겠죠.
가족들 곁에 있는 걸지도 모르죠.
더 깊은 꿈을 꾸면 만날 수 있을런지요.

내 마음에 고여있던 슬픔은 다 마른 줄 알았지요.
그런데 아니네요.
슬픔이 고여있는 방향을 보고있지 않았을 뿐이네요.
그곳을 잠깐 스쳤다고 다시 슬픔이 넘실거려요.

숨겨놓은 이 감정만 들춰볼게 아니라.
실제로도 한번 만나고 싶네요.
그리고 말해주고 싶네요.

오랜만입니다.
오랜만이에요.